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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육이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학생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이 열린교육의 핵심이다.

교사가 획일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에서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심어주는 교육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에서 지식 관리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틀을 바꾸자는 것이 열린교육의 학습목표다.

1986년 사립인 서울 운현초등학교와 영훈초등학교가 도입한 이 교육방법은 교원들이 중심이 돼 시작한 교육운동이다.

일선 교사들이 미국 등 교육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열린교육을 우리의 교육 현실에 맞게 변형해 도입·운영하자 91년 교수들이 열린교육연구회를 결성하고 한국적 열린교육의 구체화작업에 나섰다.

한국 열린교육연구회와 전국 열린교실연구응용학회로 나눠져 활동하던 두 단체는 96년 한국 열린교육협의회로 통합됐고, 98년 만들어진 열린학부모회가 활발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에 16개 지회와 6천여명의 회원이 있을 정도로 열린교육에 대한 공감대도 넓어졌다.

한국 열린교육학회장인 이성은(이화여대 초등교육과)교수는 "열린교육은 교사·교수·교육전문가와 학부모들이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이뤄 만들어가는 이상적인 교육모델"이라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자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열린교육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에 2백여개의 열린교육 시범학교를 지정해 운영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1월 이화여대에서 열린 '전국 열린교육연구대회 워크숍'에서 소개된 사례들은 현장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 열린교육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 신곡초등 이규명 교사가 발표한 '수준별 또래교수'는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설계한 수업이다.

새로운 단원을 배우기 전 실시한 진단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보충(C)·기본(B)·심화(A)로 조를 나누고 각 단계의 학습지를 각각 '가''나' 유형으로 제작했다.'가'형 뒷면에는 '나'형의 풀이와 해답을,'나'형 뒷면에는 '가'형의 풀이와 해답을 실어 수준이 낮은 아이들도 서로 문제를 풀고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준별 학습이면서도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형태인 셈이다.

인천남고의 정재만 교사가 소개한 인터넷을 활용한 정치수업은 학생들을 6인 1조의 7개 조로 편성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정클리드'라는 정치학습실을 개설했다. 개인·조별 학습과제 게시와 과제물 제출도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이뤄진다.

국회·지자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올려보는 텔레데모크라시(Teledemocracy), 법률사이트인 '로앤비'(www.Lawnb.co.kr)에 접속해 법률상담을 해보는 등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이처럼 교육활동의 장을 다양한 영역으로 개방하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열린교육은 교사와 학생·학부모·교수 등 교육의 각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모델로 학교 현장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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