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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유구천 생태하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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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4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천 징검다리에서 어린이들이 물장난을 하고 있다. 유구천은 2003년까지만 해도 물고기가 살 수 없는 3급수였으나 지금은 1급수로 되살아났다. [프리랜서 김성태]

24일 오전 11시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리 유구천. 하천에는 백로·왜가리 수십 마리가 한가롭게 우렁이를 잡아먹고 있다. 자연석으로 놓은 징검다리가 있고, 물을 맑게 하는 연꽃·갯버들·달뿌리풀·창포 등을 심은 생태습지가 만들어졌다. 갈대밭이 어우러진 산책로 등 문화창출구간, 친환경농산물을 심는 둔치, 물고기가 다닐 수 있는 어도(魚道)도 있다.

2003년 초만 해도 유구천은 폐비닐 등 쓰레기와 축산 폐수와 뒤섞여 악취가 진동했다. 농업용수로도 못 쓰는 3급수로, 주민들은 코를 막고 지나다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깨끗한 물에만 사는 버들치가 서식하는 1급수 하천으로 바뀌었다. 유구읍 성남2리 정만수(58) 이장은 “썩은 하천에 물고기와 곤충이 돌아올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시 오염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은 주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유구천이 되살아난 것은 환경부가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녹색기업협의회와 함께 펼치는 ‘1사 1하천 운동’에 참여한 웅진코웨이 덕분이다. 이 운동은 기업이 하천 한 곳을 맡아 정화활동과 함께 생태계 보전활동을 하는 것이다.

웅진코웨이는 2003년 10월부터 직원들이 유구천 정화작업에 나섰다. 지금까지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은 2000여 명. 그동안 1300t의 폐비닐과 농약병을 줍고 하천에 갈대·꽃창포 등 자정식물 7만6000여 포기를 심었다.

웅진은 2006년 환경부·공주시·환경재단과 ‘유구천 가꾸기 시범 사업’ 협약을 맺었다. 사업비 53억원 가운데 15억원을 부담해 자연형 하천공원 조성, 환경교육 실시, 자정식물 식재 등 환경개선사업을 다양하게 펼쳤다. 기업과 정부·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하천을 살려냈다.

유구천의 재탄생을 축하하는 ‘유구천 가꾸기 한마음 축제’ 행사가 이만의 환경부장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이준원 공주시장, 주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오전 유구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윤석금 회장은 “어릴 적 미역을 감으며 놀던 유구천이 농약과 가축의 배설물 등으로 썩어 가는 것을 보고 하천 살리기에 나섰다”며 “이 성공 사례가 전국의 하천 살리기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주=서형식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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