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薛의원 배후 꼭 밝혀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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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은 이회창(會昌)전 총재의 거액 수수설을 주장한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이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자 24일 공세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전총재는 대구지역 경선 연설에서 "대통령 세 아들의 구속을 피하고 부패와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조작하고 날조해 야당에 덮어씌우려 한다"고 책임을 청와대와 김대중 대통령에게 돌렸다.

전총재는 "추악한 정치공작을 당장 중단하고 대통령 일가의 부정축재 진상을 국민 앞에 스스로 밝히라"며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전총재는 "DJ도 1997년 한보사태가 터지자 당시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에게 '대통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었다"며 YS가 결국 아들 현철씨를 구속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박관용(朴寬用)총재권한대행은 당직자회의에서 "청와대건 국정원이건 배후가 있을 것"이라며 "薛의원이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얼버무리려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정보위 등 관련 상임위 소집을 요구하는 한편 薛의원의 사과와 정계퇴출이 관철될 때까지 제명결의안 제출과 소송을 통한 피선거권 제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DJ가 92년부터 97년까지 아홉차례에 걸쳐 거국 또는 중립내각을 언급했던 기록을 제시하며 '내각 총사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라는 한나라당의 요구는 초헌법적 발상'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대구 경선이 끝난 뒤 당직자와 선거인단 등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체육관에서 경북도청까지 8백m 구간에서 규탄행진을 벌였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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