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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4大 체력 쑥쑥 악! 부상,스키 다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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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인쇄업을 하는 박희배(42·서울)씨는 조기축구 경력 10년째인 축구 애호가. 일요일마다 오전 6시30분에 운동장에 달려나와 오전 11시까지 보통 세게임(게임당 25분)을 소화한다. 그는 "몸이 가뿐해지고 심폐기능이 좋아진다"며 "회원(80명)들과 매주 만나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며 축구 예찬론을 폈다.

국가대표나 프로축구 선수는 전·후반 90분 동안 보통 10㎞를 뛴다. 이중 20~30%는 전력질주한다. 동네 축구인들도 3㎞ 이상 달린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교수는 "축구는 인체의 네가지 체력, 즉 심폐지구력·근력·유연성·균형감각을 모두 강화하는 종합운동"이라며 "유연성은 스트레칭·준비운동 과정에서, 나머지는 훈련·경기 도중에 길러진다"고 조언했다.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축구는 심폐기능을 좋게 하는 유산소 운동 90%(조깅하듯이 달릴 때)와 즐거움·순간적인 힘을 키워주는 무산소 운동(갑자기 공격할 때) 10%로 구성된다"며 "수영·체조·자전거타기·조정 등과 함께 가장 효과적인 전신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축구는 스태미나에 좋은 약이지만, 잘못하면 부상을 부를 수 있다. 40대 운전기사인 K씨는 15년 경력의 조기축구회 공격수. 그는 지난달 헤딩하기 위해 공중에 떴다가 수비수가 코를 가격하는 바람에 코뼈가 부러져 인근 을지병원에서 골절수술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박원하 스포츠의학실장은 "축구로 인한 부상은 스키 다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경고했다.

배가 나온 중년 남성들이 준비운동(장딴지 근육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지 않고 공을 차다가 잘못되면 '뚝' 소리와 함께 아킬레스건이 끊어진다. 특히 조기축구 회원들이 이른 아침에 힘줄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찰 때 위험하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임영진 교수는 헤딩은 아마추어가 특히 주의해야할 동작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헤딩은 뇌에 손상을 줄 수 있고, 특히 어린이의 헤딩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이마가 아닌 정수리로 헤딩하면 척추에 충격을 줘 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흔한 축구 부상은 발목을 삐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장딴지와 무릎 아래의 다리 부분.

◇부상 예방법=발목이 삐는 것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발목을 움직여 영어 알파벳을 A부터 Z까지 쓰는 운동이 권장된다. 또 무릎을 30도 각도로 구부렸다 펴는 운동을 허벅지가 뻐근할 때까지 수시로 하면 균형감각이 향상되고 근력이 강화된다.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이석현 교수는 "축구를 하기 전에 맨손체조 등 충분한 준비운동, 스트레칭,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며 "스트레칭은 근육·힘줄의 유연성을 높여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물·이온음료는 경기 두시간 전에 5백㎖, 30분 전에 2백㎖를 마시고 경기 중에는 15분마다 한컵씩 마시는 것이 좋다. 갈증 없이 탈수가 한발 먼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차한방병원 송재철 교수는 "한방에서는 주로 부황과 침을 이용해 축구 부상을 치료한다"며 "평소 퇴행성 골관절염·디스크·습관적인 발목 염좌 등이 있거나 협심증·심근경색증·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다른 가벼운 운동을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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