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크레이그 배럿 단독 전화인터뷰 "공정 혁신 CPU값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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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이 발표되던 지난 17일 도쿄 등 세계 주요 증시는 모처럼 큰폭으로 뛰었다.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무려 86%나 늘어난 9억3천6백만달러에 이르는 등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세계 정보기술(IT)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폭넓게 자리잡은 때문이다.

인텔은 이같은 경영 호조에 힘입어 최근 컴퓨터용 CPU(중앙처리장치) 가격 인하에 어느때보다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IT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21일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크레이그 배럿 사장(사진)과 단독 전화 인터뷰를 갖고 향후 CPU 가격 동향 및 한국 시장 공략 전략 등을 들었다.

-인텔의 CPU 가격 추가 인하 여부에 관련 업체들의 관심이 큰데.

"지난 15일 펜티엄4용 CPU는 25%까지, 펜티엄Ⅲ용은 32%까지 각각 값을 내렸다. 가격 인하의 주된 요인은 제조 공정상의 혁신이다. 최근의 기술 발전에 따라 생산비가 절감되고 있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3백㎜웨이퍼와 0.13마이크론 공정 기술을 도입해 수율을 크게 높이며 생산비를 30%까지 줄였다. CPU가격이 내리면 PC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PC가격이 내리면 PC시장도 활성화된다."

-한국 IT 시장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한국은 반도체·PC 등 하드웨어 분야가 위축돼 고전했지만 올해는 급격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과 PC 대체 수요, 월드컵 특수 등을 바탕으로 약 8~10%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노트북PC 시장은 데스크톱 PC 대체 수요가 늘고 저가화가 급진전되면서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한국 시장 확대 전략을 갖고 있는지.

"한국은 세계 최고의 D램 생산국가이며 주요 PC수출국이다. 또 전세계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도 선도하는 등 시장 여건이 매우 좋다. 따라서 올해 한국에서 더욱 적극적이며 다각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인텔은 최근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문업체에서 탈피, PC와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서버, e-비즈니스 플랫폼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사업 전략도 본사의 이같은 사업 확장전략의 틀에서 이뤄질 것이다."

-청소년 및 교사들의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에 지난해에만 1억2천만달러를 썼는데.

"매년 전세계 1천5백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와 교사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지원이 단기적인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 인재 육성·확보 등과 관련해선 중요한 '장기적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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