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세계 3大 전자社로"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회의 '디지털 융합'주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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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삼성이 호황을 '준비경영'의 계기로 삼아 2010년 세계 3대 종합 전자회사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본지 4월 15일자 33면>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코닝 등 전자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은 지난 19~20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서 하룻밤을 같이 하는 사장단 회의를 열어 이런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건희(李健熙)회장 등 삼성 수뇌부는 '디지털 융합화의 혁명을 주도한다'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자리매김했다.

李회장은 첫날 회의에서 네시간 가량의 긴 연설을 통해 "경영성과가 좋을 때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을 지녀야만 거센 도전을 이겨낼 수 있다"는 취지의 '준비경영'을 역설했다. 그는 "5~10년 뒤 우리가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고 시장점유율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李회장은 1993년 '신경영'혁신운동이 외환위기를 무난히 넘기고 오늘날 창사 이래 최고 경영실적을 내는 밑거름이 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사고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제품 수명이 갈수록 단축되는 빠른 시장변화에 맞서려면 사업부문간 협동해 첨단기술과 우수인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부품과 홈·모바일·오피스 네트워크 등 4대 전략사업에서 1위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구축하기로 하는 등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이 재편되고 중복·한계사업은 대거 교통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휴대전화 등 삼성 제품의 수출비중(지난해 2백57억달러로 16.3%)이 커짐에 따라 국민기업으로서 역할과 사명감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삼성의 실력을 세계 정상급 기업들과 비교분석하고 스스로 비판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李회장과 최고경영진들은 소니의 디지털 TV를 비롯해 델 컴퓨터, 노키아 휴대전화,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등 세계 14개 세계 정상급 전자업체의 제품을 전시해 삼성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26명이 참석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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