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취소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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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 여객기 추락 이틀째를 맞아 사고 여파로 한국을 찾으려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다.

한국인들의 중국 관광 예약 취소도 잇따른다.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김해시 문화체육관에 마련됐으나 유가족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신속한 사고 처리를 요구했다.

사고 이후 악천후로 이착륙이 금지됐던 김해공항은 16일 오전 11시43분 부산발 중국 칭다오(靑島)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출발하면서 정상을 되찾았다.

○…중국국제항공공사는 오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베이징(北京)~제주 왕복노선에 전세기 10대를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16일 운항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전세기 정비 예약을 받았던 대한항공 제주공항지점 관계자는 "중국국제항공공사 관계자에게서 최근 중국인 관광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김해공항 추락사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내 한 여행사는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계획했던 중국여행 프로그램 12개 가운데 남은 10개를 16일 모두 취소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2개팀이 2박3일 또는 3박4일 예정으로 20~30명씩 중국여행을 다녀왔으나 15일 사고로 나머지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고 말했다.

○…사고수습대책위는 김해시청 별관에서 신원확인을 위해 희생자들의 사진 2백50여점을 공개했다. 이들 사진은 김해·부산·창원 등 각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들의 모습으로 치아 치료를 받은 흔적이 있는 턱부분, 반지를 낀 손부분, 줄무늬의 옷차림 등 다양했다.

하지만 시신이 대부분 심하게 훼손돼 얼굴형태가 뚜렷한 사진은 거의 없어 신원확인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사진 공개장에 몰린 유가족 5백여명은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고수습대책위는 사진공개 전 유가족들의 졸도 등에 대비해 출입구에서 우황청심환을 나눠줬으며 가족 시신을 발견한 유가족으로부터는 신원확인 동의서를, 그렇지 않은 경우 DNA감정동의서를 받았다.

한편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탑승자의 가족들은 이날 김규용(45·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씨를 유가족 대표로 선출하고 정부가 나서 희생자 신원파악에 노력해 주도록 요청했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단체관광객 상당수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보험회사인 AIG손해보험 대구지점은 사고 여객기 탑승객 84명이 5천~1만5천원씩 내고 사망할 경우 1천만~1억원의 보험금을 타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치료비 명목으로 3백만~5백만원씩 지급받으며 사망·부상자의 전체 보험금은 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제항공공사 왕카이위안(王開元)총재가 일행 10여명과 함께 유족들이 모여 있는 김해시청 별관을 찾았다. 王총재는 "승객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사죄한다"며 큰절을 세번 올렸다. 王총재는 "첫번째 절은 승객을 위해,두번째는 유가족들을 향해, 세번째는 신속하게 사태 수습과 구조 작업을 한 한국 정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해=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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