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田允喆 경제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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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윤철(田允喆)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기호(起浩)경제복지노동특보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출범했다. 뜻밖의 항공기 사고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새 경제팀의 의미나 과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전윤철 경제팀에 주어진 가장 큰 소임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성과를 잘 마무리해 다음 정부에 넘겨주는 일일 것이다. 야구로 치면 마무리 투수격인 田부총리가 무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외환위기로 패색이 짙었던 정권 초기와 달리 이제는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경제여건이 역전된 만큼 선발투수처럼 욕심을 내다가 남은 경기를 망쳐서는 안된다. 5년 전 선발투수감인 강경식 부총리를 마무리로 기용한 것이 문민정부의 패인 중 하나였다는 논란을 상기해볼 만하다. 정치의 계절에서 재계가 田부총리에게 '기존 정책기조 유지'를 당부하는 의미도 새겨봐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새 경제팀의 과제는 경기를 비롯한 거시정책을 탄력있게 운용하면서 미진한 개혁과제를 마무리하는 정도일 것이다. 거시정책은 방향이 틀려서라기보다 집행능력 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잦다. 경기 속도 조절로 정책방향을 잡았다면 이를 실행할 효과적인 정책조합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과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공공·노동 부문의 마무리에 힘써야 한다. 최근 철도·발전노조 파업사태에서 드러났듯 민영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공공·노동 분야 개혁과제들이 대선국면과 맞물려 마무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경제팀에 더욱 중요한 것은 팀워크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마무리 국면에서는 구성원들 간에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사공이 많을수록 실수할 가능성은 커진다. 그런 점에서 옥상옥(屋上屋)논란까지 감수하며 신설한 경제특보와 경제수석 등 기존의 청와대 보좌진, 그리고 경제장관들 간의 역할과 책임분담에 혼선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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