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씨 의문의 수표 타이거풀스가 준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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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 대표 송재빈씨가 최규선씨에게 10억원을 수표로 주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돈의 성격과 두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둘 사이에 돈이나 주식 거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해온 宋씨와 崔씨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남에 따라 타이거풀스 체육복표 사업권을 둘러싼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이들이 돈 거래를 숨겨야만 했던 이유는 검찰이 15일 崔씨를 소환 조사하기로 함에 따라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권 로비 대가인가=지난해 4월 26일 천호영씨의 부인 명의 계좌에 입금된 10억원이 에이펙스기술투자가 宋씨에게 지급한 수표라는 점이 윤종석 부사장의 증언으로 확인됨으로써 로비 대가로 10억원을 받았다는 천호영씨의 주장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崔씨는 이 10억원 외에도 타이거풀스 대표였던 吳모씨의 주식을 판 대금 3억원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입금받은 것으로 밝혀져 타이거풀스측과의 돈 거래가 적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이다.

양측이 무슨 이유로 거액의 돈을 주고 받았을까. 그 이유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崔씨의 이권개입을 주장한 千씨의 주장을 주목하게 된다.

千씨는 "崔씨가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따 준 대가로 宋씨에게서 김홍걸씨와 서울시 간부를 지낸 金모씨 등과 함께 타이거풀스 주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宋씨는 "崔씨를 처음 만난 것은 사업권자로 결정되고 2개월이 지난 지난해 4월"이라면서 사업권 로비 대가로 주식이나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었다. 崔씨 역시 지난 12일 변호사를 통해 "해밀턴 펀드 유치 대가로 에이펙스기술투자로부터 받기로 한 2백만달러 중 일부"라고 해명했으나 "崔씨와 자문 계약을 한 적이 없다"는 尹부사장의 증언으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특히 崔씨는 지난해 3월 초 타이거풀스 주식 수만주를 D사 등 중소기업체에 팔았다. 이는 崔씨가 3월 이전에 이미 타이거풀스 주식 수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宋씨와 만난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국전자복권측과 치열하게 경합했던 스포츠토토 사업권 경쟁에서 崔씨가 타이거풀스측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외자유치, 또는 주식 매각 대가인가=문제의 10억원이 외자유치나 타이거풀스 주식 매각을 주선한 대가일 수도 있다.

에이펙스기술투자 尹부사장이 "宋씨가 '崔씨에게 외자 유치를 부탁했는데 성과가 없어 주식 매각을 부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부분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宋씨와 그의 매형 朴모씨 명의 주식 20만주를 6개 중소기업체에 매각할 때 崔씨가 대상업체를 지정한 것으로 안다고 尹부사장은 덧붙였다.

실제로 10억원짜리 수표는 그 주식 매각 대금 65억원이 宋씨에게 건네진 바로 다음날 崔씨의 차명계좌인 千씨 부인 朴모씨 명의의 계좌로 흘러갔다.

하지만 단순한 주식 매각 중개 수수료로는 액수가 너무 크다.

또 그런 '떳떳한' 돈이라면 宋씨나 崔씨가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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