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게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이재무(1958~)'감나무'
무슨 먼 것이 있어서 그는 기차를 탔을까.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는 야반도주 했을까. 붉은 눈물 매달고 생각하는 십오년. 눈물은 왜 이렇게 짠가. 그리움은 왜 이렇게 목이 긴가. 아픔은 왜 이렇게 썩지도 않는가. 마음 속에 있는 것들 왜 이렇게 줄어들지 않는가. 왜? 왜? 왜? 사람의 마을엔 겨울 깊으면 봄이 오는데….
천양희<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