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들인 박물관 강릉시에 기증 : 홍귀숙 대관령박물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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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 인생이 담긴 대관령박물관을 설립 때 약속했던 것처럼 기증합니다. 오래오래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 위치한 역사민속박물관인 '대관령박물관'의 홍귀숙(洪貴淑·66)관장.

그는 7일 연건평 2천3백여평의 박물관과 1천8백여점의 유물을 강릉시에 무상 기증키로 했다.

기증품엔 2.5m 높이의 통일신라시대 석조 미륵불상을 비롯해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양한 토기·민속품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박물관은 洪관장이 전 재산을 털어 1993년 5월 대관령 기슭 8천8백여㎡ 부지에 건립했다. 그는 40여년간 수집해 온 유물을 서울에서 모두 옮겨왔고 박물관 뒤에 집을 지어 정착했다.

이 박물관에는 지난해 3만6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洪관장은 "지난해 11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4차선 확장 구간이 박물관에서 멀리 떨어진 쪽으로 개통된 뒤 관람객이 부쩍 줄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박물관 뒤에 있는 1백여평짜리 관사도 사후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릉시는 洪관장에게 최소한의 보답을 할 계획이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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