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스라엘에 철수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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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예루살렘·워싱턴 AP·AFP=연합]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공격과 자치지역 진입을 중단하고 점령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다음주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에 급파해 중동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폭력의 폭풍은 지속될 수 없다"며 이스라엘측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진입 중단 및 철군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정착촌 건물을 짓는 일을 중단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성에 존경과 관심을 보이라"고 요구하고,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측에 대해 "테러분자를 돕는 국가는 테러분자와 같이 취급될 것"이라 경고하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웃 아랍국들은 테러리스트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가 중동사태 적극 개입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앤서니 지니 미 중동특사는 5일 요르단강 서안의 아라파트 수반 집무실에서 아라파트와 30분간 만나 미·팔레스타인 협상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중 미국의 중재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이날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부시의 선언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영국·캐나다·러시아도 미국의 이스라엘 철군 요구를 환영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가 수그러들기 전에 협상에 나서는 것은 테러를 지속시킬 뿐"이라면서 "휴전이 이뤄지기 전에는 철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스라엘 민영 제2TV 방송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공세를 확대해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으로 진입,팔레스타인 자치도시 가운데 예리코를 제외한 전지역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나블루스 등지에서 14세 소녀를 포함해 최소한 1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지체없이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즉각 철수'란 표현을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반대로 '지체없이'란 표현으로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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