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외환 위기 이후 4년4개월 만에 다시 A등급으로 올라섰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28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A3로 두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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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 위기를 겪은 국가가 A등급을 회복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A3는 외환 위기 전 국가신용등급(A1)보다는 두단계 낮은 등급으로 중국·홍콩·헝가리와 같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기업·수출입은행과 예금보험공사의 신용등급도 이날 A3로 올랐으며 조만간 삼성전자·포스코·SK텔레콤·KT·담배인삼공사 등 한국의 우량 기업들도 A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에서 한 단계도 아니고 두 단계나 올랐다"며 "대외 신인도가 높아져 기업의 해외 차입 비용이 연간 약 10억달러 이상 줄고, 외국인 직접투자 및 주식 투자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매기는 무디스가 가장 먼저 A등급으로 올림으로써 아직 B등급에 머물고 있는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A등급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와 연례 협의 중인 피치는 5월께, 오는 9월 방한 예정인 S&P는 연내에 A등급 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무디스는 A등급으로 올린 데 대해 "한국의 대외 부채가 줄어 안정성이 강화됐고,1천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과 국제수지의 안정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산업구조가 철강·반도체·자동차 등으로 다변화해 있는 데다 재정이 건전해 대외 불안 요인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그러나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구조조정을 계속할 것과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고현곤·정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