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대신 김영남 答訪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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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의 헌법상 국가원수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대신 서울을 방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金상임위원장의 방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월드컵 기간이나 8·15 광복절을 전후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기사 5면>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00년 9월 북한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통일담당 비서가 제주를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대신 金상임위원장이 제주를 방문토록 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 임동원(林東源)특사가 평양을 방문하면 이 연장선상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당시 우리측에선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대로 김정일 위원장이 오는 게 바람직하다. 金상임위원장이 오더라도 서울이 아닌 제주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하고 "당시엔 김정일 위원장 대신 金상임위원장이 오는 것은 여론의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었으나 국민의 기대수준이 낮아진 지금 상황에선 金상임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金상임위원장은 북한내 공식 권력서열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 방문이나 외교사절 접견 등에서 국가원수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오영환·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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