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때 남성호르몬 샘솟아" 근거 있는 안방불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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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안방 불패'-.

어느 스포츠에서나 홈경기의 승률은 어웨이 경기 때보다 높다. 특히 유럽 클럽 축구팀들의 홈 경기 승률은 절대적으로 높다. 바로 이 점이 유럽 어디에서나 축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기도 하다.

그러면 홈 경기의 승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선수들은 홈 그라운드에서 유달리 펄펄 나는 것일까.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다가 '분위기 파악 잘 하는' 심판들의 우호적 판정 때문에? 물론 이런 요인들이 일조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홈 경기의 승률이 높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의 디 벨트지는 18일 영국 뉴캐슬대 진화생물학자인 닉 니브 교수와 샌디 울프슨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 축구 선수들이 홈 경기에 강한 이유는 테스토스테론이란 남성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니브 교수팀이 축구 선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타액조사 결과 홈 경기 때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어웨이 경기 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축구선수들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타액 1㏄에 1백피코그램(1피코그램은 1조분의 1g). 어웨이 경기 때 이 호르몬 농도는 평균 1백20피코그램 선에 머물렀으나 홈 경기 때에는 평균 1백50피코그램으로 상승했다. 특히 '맞수'와의 경기 때는 이 수치가 1백67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니브 교수는 "자기 영역을 수호하려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축구 선수들도 자신의 영역인 홈 그라운드에서는 이를 지키기 위해 더욱 정력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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