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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야부사’ 귀환 이끈 이온엔진 수출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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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보호장비를 착용한 전문가들이 14일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안착한 일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캡슐이 오염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캡슐에는 소행성에서 채취한 암석 표본 등이 담겨 있다. [우메라 로이터=뉴시스]

일본이 7년 만에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 소행성 탐사우주선 하야부사(隼·매)의 이온엔진을 미국 등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장비 고장 등으로 우주에서 떠돌던 하야부사는 이온엔진 덕분에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이온엔진은 무색·무취의 기체인 제논을 전기의 힘으로 이온화해 고속으로 분사시킴으로써 추진력을 얻는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의 의뢰를 받아 이를 개발한 NEC 관계자는 “이온엔진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주선의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야부사는 2003년 5월 일본에서 발사돼 출발 2년여 만에 지구에서 3억㎞ 떨어진 소행성 ‘이토카와(絲川)’에 착륙했다. 하지만 돌아올 때 가스 분사방식인 화학엔진에서 가스가 새면서 고장을 일으켜 우주 미아가 될 뻔했다.

이런 위기에 대비해 이온엔진이 제작됐다. 이온엔진도 전체 4개 중에서 3개가 고장 났지만, JAXA의 원격조종을 통해 각각의 살아남은 기능만 살려 하야부사를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킬 수 있었다.

당초 예정보다 3년이 늦긴 했지만 달 이외의 천체에 착륙했다 지구로 돌아온 첫 탐사기로 기록된 것이다.

NEC는 이번에 이온엔진의 성능이 입증됨에 따라 미 우주항공국(NASA) 등에 이를 납품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으로만 앞으로 3년간 20억 엔(약 270억원) 규모의 이온엔진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야부사 제작에는 NEC뿐 아니라 히타치(日立)·IHI·후지쓰(孵뵨通)·미쓰비시(三菱) 등 10여 개의 일본 업체가 참여했다.

일본의 인공위성 업체는 NEC와 미쓰비시 2개사밖에 없다. 보잉·록히드마틴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시장에서의 일본 점유율은 2%도 채 되지 않는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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