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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올해의 주식 5] 2. 포스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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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올해 한국 증시는 굴뚝주들이 이끌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포스코가 있었다.

포스코는 정보기술(IT)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기력을 잃자 그 빈자리를 메우며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포스코는 올해 증시의 주요 테마였던 중국.환율.배당 등과 모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올 초 16만원대에서 출발한 포스코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차이나 쇼크'를 만나 출렁하며 5월 중순 13만원대로 밀렸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 12월 초 20만원대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증권사들이 쏟아낸 분석보고서 제목만 봐도 포스코의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에 걸맞은 최고가 랠리 기대"(대우증권, 1월) "중국 쇼크에 대한 과민반응"(메리츠증권, 5월) "향후 성장은 해외에서 찾는다"(한화증권, 6월) "분기 순이익 1조원 돌파"(각 증권사, 10월) "원화 절상기의 투자 대안"(굿모닝신한증권, 11월)….

동부증권 김종재 연구원은 "포스코는 원가 경쟁력과 생산 규모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불황기의 생존력(체력), 호황기의 이익 극대화 능력(체격), 미래 적응력(체질)이라는 철강업계 경쟁력 측면에서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고 평했다.

포스코가 올해 빛을 본 것은 무엇보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철강가격이 강세를 보인 덕이 컸다. 철강 내수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철광석 등 수입 원재료 비중이 큰 덕분에 원화 절상 수혜주로도 떠올랐다. 2001년 이후 매년 2~3%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고 꾸준하게 배당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포스코에 대한 평가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포스코가 한국 대표주라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관련주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덕분에 뜬 것처럼 중국 탓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이 많은 국내 증권사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는 포스코가 철강주의 기본적인 경기 변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증권 등 외국계가 2006년 포스코 실적이 대폭 꺾일 것으로 보는 이유도 이런 데 있다.

배당주로 관심을 끈 것 자체가 성장성 면에서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철강산업이 이미 성숙기여서 배당이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포스코 IR담당 이동희 상무는 "포스코를 경기민감주로 여기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세계 철강시장은 이미 조강생산 기준으로 8억t 시장에서 10억t 시장으로 커질 정도로 소비 규모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수요와 관련해서도 "중국은 아직 과식을 하는 게 아니라 배 고파서 먹는 상태"라며 중국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성장성 면에서도 "세계 철강시장은 아직 성숙 단계가 아니다"며 "그래서 인도.브라질 등 해외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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