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입학제' 찬반 토론 해보자 : "사립대 육성 젖줄" "교육 균등 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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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학 기부금 입학제도가 사회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사학의 재정난을 덜기 위해 거론돼 온 기부금 입학 문제는 지난해 3월 연세대가 학교 발전에 기여한 사람의 자녀에게 입학 혜택을 주는 '기여우대입학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표면화했다. 지난달 중순엔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경제부총리와 '시기상조'를 주장하는 교육부총리 간의 논쟁도 있었다(본지 2001년 3월 17일자 30면, 2002년 1월 17일자 21면,2월 15일자 1면·16일자 2면 등). 기부금 입학제 허용을 놓고 찬반 토론을 해본다.

◇논거(論據) 마련과 토론

기부금 입학제를 찬성하는 측은 "사립대학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측은 "국민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교육 기회 균등 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맞선다.

한 주제에 대해 이렇게 주장이 맞서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할 땐 배심토의(패널토의)방법이 좋다. 배심토의에선 상반된 의견을 가진 배심원(패널)들이 사회자(교사)의 진행에 따라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편다. 청중(배심원 외의 학생들)은 토론을 지켜보며 찬반 논거를 학습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한다.

학급 단위의 배심토의를 하면 쟁점이 되는 주제를 모둠별 협동학습을 통해 깊이 있게 익힐 수 있다. 한가지 사안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도 있다.

청중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주로 듣기만 하는데 경우에 따라 질문하거나 의견을 말할 수도 있다. 사회자는 토론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배심원들에게 골고루 발언 기회를 주고 청중에게도 발언권을 준다. 토론 과정을 모두 비디오로 녹화해 나중에 시청하고 토론 태도를 개선하는 자료로 삼는다.

토론이 끝난 뒤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었는지를 청중이 평가하도록 하면 청중의 참여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① 수업 시간을 활용한 토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토론 며칠 전부터 역할을 정하고 토론 전략을 짠다. 전체 진행은 교사가 맡고, 찬성·반대측 배심원 각 두세명, 발언 시간을 관리하는 진행 도우미 한명, 각 배심원에게 자료 등을 제공해주는 배심원 도우미 각 두세명, 그리고 나머지 학생은 청중 등으로 배정한다.

② 배심원을 포함해 학급원 모두가 기부입학제의 개념 이해→국내 사립대학 재정자립도와 외국의 기부입학제 현황 파악→기부입학제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알기→찬반 논거 및 대안 마련 등의 과정을 밟아 논리를 단단하게 한다.

③토론 규칙과 평가 기준 등을 학급 합의로 만든다. 발언 시간(1~2분 정도),토론 중 배심원 교체 허용 여부, 작전타임 횟수(2회 이내), 최후 변론 시간(5분 이내),청중 의견 개진 허용 여부, 청중의 최종 판정시 채점 방식(논리성·설득력·자료의 타당성 등)과 배점 비율 등을 포함한다.

④토론 전에 좌석을 배치하고, 발언 시간을 재는 초시계와 경고 벨 등 토의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한다. 토론 참가자들끼리 눈길이 마주치고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게 좌석을 배치한다.

⑤토론 머리에 교사가 미리 준비한 찬반 근거 자료를 나눠주고 객관적으로 설명해도 좋다.

⑥사회자는 토론자의 말을 요약·정리해 의도를 뚜렷하게 전달하고,배심원이 골고루 발언하도록 유도한다.

⑦토론을 마친 뒤 교사는 학생들이 느낀 바를 듣고 피드백하되, 쟁점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게 결론을 내지 않는다.

이태종 기자

◇도움말 주신 분=송창석 박사(행정학·세종리더십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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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홈페이지(nie.joins.com) 제작=서령강·서윤아·정유미·한상훈(한양대 정보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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