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평생교육터로 거듭날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이제는 '전국민의 평생교육기관'으로 거듭날 겁니다."

9일 개교 30주년을 맞는 한국방송통신대(www.knou.ac.kr)의 이찬교(李璨敎)총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방송대는 졸업생 28만명, 재학생 21만명의 국내 최대(最大) 규모다. 가난 때문에 대학생이 되고픈 마음을 접어야만 했던 이들도 라디오를 붙들고 주파수만 맞추면 들어갈 수 있었던 '꿈의 대학'이었다.

"2000년부터 편입생 수가 신입생 수를 앞질렀습니다. 대학을 이미 졸업하고 학사편입한 학생이 올해만 6천여명이고 이 가운데 명문대 졸업생이 1천5백50명입니다."

새로운 전공을 배우려고 방송대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각기 경제학과와 중문과에 재학 중이다.

"방송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위성방송을 갖춘 대학입니다. 최근 디지털대·사이버대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저희는 수년 전부터 인터넷 강의를 실시해 왔습니다."

라디오 방송 외에 테이프·공중파 방송·케이블 TV 등 다양한 교육 수단이 동원된다. 7년 전부터는 전국 35개소에 설치된 학습관에서 컴퓨터와 영상기기를 이용한 쌍방향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방송대가 영국개방대학이 뽑은 '세계 10대 원격교육대'에 선정되고, 지난달 20일 아시아원격대학협회(AAOU)총회에서 회장교로 뽑힌 것도 이러한 교육 인프라를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첨단시설에도 불구하고 방송대의 한학기 등록금은 20만원으로 타대학의 15분의 1 수준이다. 손때 묻은 라디오 시절에서 위성과 인터넷의 시대까지 30년이 지났지만 방송대가 지켜온 '공부하고픈 마음'은 한결같았다.

구희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