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도시 숨통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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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앙일보가 '업그레이드 코리아'시리즈의 하나로 다룬 '잿빛 도시 숨통 트자'(본지 3월 4,7일자 1면)라는 주제에 대해 여야 대선 주자들은 "대기오염이 심각하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방법론에서는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우선 연간 2천억원 규모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대도시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대부분 주자들이 찬성했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후보는 "교통범칙금 등의 예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수질개선과 달리 대기개선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보다 배출원 규제와 연구개발 투자가 시급하며,기금 설치는 투명한 정부와도 상치한다"며 기금 조성에 반대했다.

민주당 김근태 후보도 "환경개선부담금만 재원으로 하면 절대 액수도 부족할 뿐 아니라 나눠먹기식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국민적 합의하에 재정분담 비중을 높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예산을 매연차량 폐차와 저공해 자동차 보급에 대폭 지원하자는 데 대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후보는 "폐차 인센티브제는 장기적으로 신규차량의 수요만 늘려 오히려 또 다른 대기오염 유발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인제 후보도 자동차 검사제도를 보다 엄정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수도권지역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찬성론과 신중론이 반반이었다. 민주당 유종근(柳鍾根)후보가 "특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으며,"각 지자체의 실정에 맞게 운용하는 게 바람직"(金重權후보), "먼저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한 뒤 논의할 문제"(김근태후보),"정책담당자·전문가들과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盧武鉉후보)는 지적이 나왔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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