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주전꿰찰 약속의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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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유럽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축구 대표선수들의 각오는 이전의 합숙훈련 때와는 많이 다르다.

이번 전지훈련을 마친 뒤 월드컵 본선에서 뛸 수 있을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홍명보와 윤정환의 가세로 가용 인력이 크게 늘어난 미드필드진, 그리고 모두 7명이 두세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공격진의 팀내 경쟁이 뜨겁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홍명보를 중앙수비수로 기용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송종국이 미드필더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고 플레이 메이커 테스트를 받게 될 윤정환과 안정환이 '중원의 전쟁'에 가세했다. 따라서 이들 3명과 이을용·김남일·이영표·최성용, 그리고 일본파 유상철·박지성 등이 이번 훈련에서 미드필더로서 최종 테스트를 받는다.

현재로서는 히딩크 감독의 신뢰를 받고있는 송종국과 이을용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누가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공격수들의 경쟁도 피를 말린다.

유럽파 설기현과 일본파 황선홍·최용수가 비교적 안정권에 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골드컵 출전을 통해 기량이 부쩍 향상된 차두리와 슬럼프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이동국, 부상 이후 첫 A매치에 나서는 이천수 등 국내파 3인방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해외파가 오는 14일 이후에나 훈련에 합류하므로 13일 튀니지전에서는 이들끼리 불꽃튀는 경쟁을 벌여 최종 엔트리 합류 여부를 가려야 한다.

한편 해외파 7명을 제외한 한국 대표팀은 프랑크푸르트와 바르셀로나 등을 경유해 6일 오전(한국시간) 전훈지인 스페인의 라망가에 도착, 숙소인 하얏트리젠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대표팀은 19시간 긴 여정의 피로를 풀기 위해 이날 오전 내내 휴식을 취했으며 오후에 가볍게 몸을 풀었다.

라망가는 히딩크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발렌시아 등 스페인 리그 클럽의 감독을 맡았을 때 훈련하던 곳으로 이번에도 히딩크 감독의 강력한 추천에 따라 전지 훈련지로 선정됐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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