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陸路 서울行 남북한·中 3국 협의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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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유광종 특파원,서울=이영종 기자]월드컵 대회 기간 중 중국 관광객들이 북한을 경유하는 육로를 통해 월드컵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관계국 당사자들 간에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영토를 통해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관계기사 4면>

중국 외교부의 탕자쉬안(唐家璇)부장(장관)은 6일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회의기간 중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기간에 중국 관광객들이 육로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에 대해 "나도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3개국 유관기관과 여행업계가 공동으로 이 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 일본도 필요하므로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唐부장이 밝힌 3개국이 어느 나라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와 남북한 육로를 통한 월드컵 관람 문제를 협의 중인 것도 없고 진전되고 있는 사항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唐부장이 밝힌 방안이 성사될 경우 중국 관광객들은 열차편으로 중국 단둥(丹東)을 떠나 신의주를 통해 국경을 통과한 뒤 열차 편으로 개성까지 직행하며, 개성부터는 관광버스 편으로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오게 된다.

중국 국영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부국장급을 단장으로 한 북한 관광총국 실무관계자 6~7명이 현재 베이징(北京)에 머무르면서 중국 여행사들을 상대로 아리랑 축전에 참가할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관광객의 북한 영토 통과가 합의될 경우 다음달 말부터 평양에서 개최되는 아리랑 축전에 맞춰 육로 개방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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