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공업 3월 훈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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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애태우던 조선·중공업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젝트 규모도 5억~6억달러 규모로 대형화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셸 석유회사가 발주한 종합원유터미널 공사를 5억8천만달러에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주는 설계·구매·제작·운송·설치 등 모든 공사를 수행하는 일괄도급 방식으로, 본 계약분 4억8천만달러에다 1억달러 가량의 추가수주가 확정돼 있어 총 계약금액은 5억8천만달러나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경기 회복 전망에 따라 해양플랜트뿐만 아니라 조선부문도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수주 목표액인 조선 부문 31억달러와 플랜트·해양사업의 3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4일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베르게센으로부터 14만5백㎥급 LNG운반선 4척(6억4천만달러 규모)을 수주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에도 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했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정식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유럽회사와 진행 중인 유조선 5척(2억~3억달러)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1억~1억5천만달러)수주 협상을 이달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9·11 테러 이후 선주사들이 신규 발주를 미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조선의 운임이 올라가는 등 주변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선박 발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확정되면 현대·대우·삼성 등 주요 업체의 해외 대형 플랜트·선박 수주액은 지난 1월 1억달러에서 3월엔 16억달러로 급상승하게 된다.

이밖에 중견 조선소인 STX조선은 지난 4일 그리스의 해운회사인 타깃 마린과 4만5천8백t급 정유운반선 3척(1억달러)의 수주 계약을 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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