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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파워스타일]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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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업계의 산 증인이다. 영국 테스코가 국내 기업과 합작으로 홈플러스를 세운 1999년 이후 12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대형마트 중 가장 후발 주자였던 홈플러스를 3년 만에 업계 2위에 올려 놓았다. 대형마트들이 물건을 창고처럼 쌓아놓고 싸게 파는 경쟁을 할 때 홈플러스는 다양한 상품뿐만 아니라 푸드코트·병원·미용실·안경점 등 생활편의시설까지 고루 갖추었다. 문화센터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장으로 만들고, 인터넷 쇼핑몰은 당일 배송 체계를 만들어 고객을 끌어 들였다. 2008년 옛 홈에버를 인수해 홈플러스그룹이 출범했다. 지난해 그룹 매출액은 9조8700억원. 테스코의 아시아 리더십 아카데미를 인천에 유치했다. 내년에 완공되면 중국·일본 등 6개국 테스코 직원들이 한국에 와서 교육을 받게 된다.

정장과 넥타이

푸른빛 슈트는 회사 근처 맞춤양복점 어테인에서 맞췄다. 가격은 20만~30만원대. 그의 슈트 선택 기준은 몸에 얼마나 잘 맞는가와 색깔이다. 기성복도 중저가 브랜드를 애용한다. 홈플러스에서 파는 솔루스와 백화점 브랜드인 바쏘가 대표적. 실제로 입는 옷 중엔 11만원짜리 양복도 있다.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 CEO로선 의외로 소박한 선택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120수, 150수 원단이라는 고급 양복도 입어봤는데, 잘 구겨져 특히 출장 갈 때 불편했다”며 “활동적으로 뛰어다니는 내 성격엔 안 맞더라”고 했다.

셔츠와 타이

초록색 줄무늬 넥타이(Andrew’s Tie)는 ‘녹색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맨다. 개띠인 그를 부인은 ‘도기(doggy)’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강아지 그림이 들어간 넥타이를 하나 둘 사서 모았다. 셔츠는 글로벌 브랜드 ‘플로렌스 앤드 프레드’ 제품. 영국 출장 길에 산 또 다른 셔츠는 깃과 소매단 디자인을 바꿔 ‘CEO셔츠’란 이름으로 재디자인해 홈플러스에서 팔았다. 준비한 상품이 모두 동날 정도로 인기였다.

구두와 시계


구두와 시계는 최고급 명품이다. 구두는 이탈리아 수제화 브랜드 벨루티(Berluti)를 고집한다. “유통업은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발이 편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발은 양보 못 한다.” 밑창이 타이어처럼 두툼하다. 오래 걸어도 피로감이 없다고 한다. 그의 ‘타이어 구두’는 기업 오너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어느 대기업 회장님 비서실에서 브랜드와 모델명을 적어갔어요.” 시계는 프랑스 브랜드 쇼메. 구두와 느낌을 맞추기 위해 가죽 줄 대신 고무 밴드를 찬다.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직접 디자인한 반지를 임원들에게 나눠줬다. 10년 뒤 ‘홈 커밍’ 파티를 하자고 약속했는데, 세계 경기가 나빠져 취소하면서 반지로 대신했다. 문장(紋章)에 십장생 등을 넣어 동서양 문화의 융합을 강조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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