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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직장에서 생존하고 싶다고? 사내 정치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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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내 정치의 기술
이종훈 지음
펜하우스
230쪽, 1만3000원

먼저 ‘사내 정치’란 말의 부정적 뉘앙스부터 거둬내자. 상사에 무작정 복종하는 법을 일러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정치’란 말의 본뜻에 주목하자. 권력 다툼에는 정치 행위가 따르게 마련이다. 남녀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연애조차 정치다. 권력 투쟁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것, 그게 정치다.

사내 정치도 마찬가지다. 회사 내부의 권력 다툼에 적절히 대처하고, 이를 통해 조화로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게 사내 정치다. 이 책은 “사내 정치를 추악한 현실로 여기지 말라”는 당부로 시작한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마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게 사내 정치라고 강조한다. 이런 정치 행위에서 도태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업무 능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충고다.

시사평론가이자 정치경영컨설턴트인 지은이는 실제 회사원으로부터 길어낸 생생한 사례 34가지를 담았다. 실제 현장 이야기를 통해 사내 정치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사내 정치는 “직장 내 생존을 보장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란 게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매 장마다 별도 박스로 사내 정치의 핵심 팁을 정리해뒀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스킬’들이다.

이를테면 ‘실력과 아부를 겸비하라’는 팁. 지은이는 “입에 발린 말이 아부의 전부가 아니다”며 “아부의 핵심은 큰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무조건 상사의 말을 따를 게 아니라,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조언을 하는 게 세련된 아부라는 얘기다.

좀 더 실질적인 조언도 있다. ‘희망부서로 가기를 원하는가’라는 물음. 책의 해답은 이렇다. “현 부서에서 최고의 몸값을 만들고 인사담당자 등 지원군을 만들 것. 이동하길 원하는 부서의 선배나 팀장과 친해지고 떠나는 순간까지 현 부서에 충실할 것.” 인사철마다 가슴 쓰라린 경험을 했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사내 정치는 관계를 편하게 하는 방법이자 일을 효율적으로 성사시키는 기술”이란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혹 가진 능력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다고 여기는가. 책대로 해서 풀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이들이라면 일단 펼쳐 볼만하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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