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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株總 3시간만에 끝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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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성전자·삼성SDI 등 10개 삼성 관계사를 비롯해 26개 상장사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일제히 열었다.

기업은행·파라텍 등 4개 코스닥 등록업체도 이날 주총을 개최했다.

이로써 12월 결산기업들이 본격적인 주총시즌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미국계 펀드와 논란을 벌였던 우선주 관련 정관 변경 문제를 표대결에서 잠재웠고, 신라호텔·삼성전기 등은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현대투자신탁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주총에 임했다.

그동안 투신사들은 지분을 보유하고도 주총장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삼성 계열사 주총=삼성전자 우선주를 2%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엘리어트 펀드와 현대투신운용(3.17%)측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조항을 삭제하려는 삼성전자 쪽 안건에 제동을 걸면서 위임장 표대결을 요구했다. 개표 결과 회사 쪽 입장이 96%의 압도적 표를 얻어 원안대로 통과됐다.

또 해마다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했던 참여연대는 올해 주총에서는 별다른 논란거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불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시간반, 1998년 13시간반이 걸렸던 삼성전자 주총은 불과 3시간 만에 끝났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에 주력하겠다"면서 올해 매출목표로 지난해와 비슷한 31조4천억원을 제시했다.

이날 삼성 그룹사 주총의 관심 대상은 신라호텔. 지난해 경영감사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등기이사의 대부분인 9명(사외이사 2명 포함)이 퇴진했다.

대신 90년대 초반까지 20년간 신라호텔에 근무했던 허태학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에버랜드와 신라호텔의 대표이사를 겸하는 등 등기이사 5명이 새로 선임됐다.

◇여타 상장사 주총=올해부터 지분권을 본격 행사하기로 결정한 한국투신운용은 효성 주총에서 경영진을 비판했다.

한국투신은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은 기업설명회(IR)를 담당할 IR팀이 없기 때문이 아니냐"며 주주들에게 실적을 알리는 데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또 신한은행장을 포함한 임원 10명 중 5명을 새로 선임한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경영을 위해 대규모 임원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또 오는 6월께 카드부문을 분사하고 카드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코스닥업체 주총=기업은행은 주식소각제도를 도입하고 현금배당(소액주주 10%·대주주 2%)을 결의했다. 또 파라텍은 지난해 순이익이 예상보다 조금 늘어난 14억5천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트로닉스는 주식소각 조항 신설과 함께 액면가를 5천원에서 5백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의했다.

홍승일·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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