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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반도체로 먹고 살려면… "非메모리칩 주력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반도체 산업은 전자·자동차 등 각 기기가 최고의 기능을 낼 수 있도록 반도체를 맞춰주는 서비스형 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내 7개 반도체 학회·단체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 21, 22일 이틀간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었던 한국반도체학술대회 공개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21세기에도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해 내놓은 해답이다.

<그래픽 참조>

참석자들은 최근 한개의 칩으로 기기를 구동시키고 조절하는 두뇌기능을 하는 SoC(System on a Chip)가 반도체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고, 이런 반도체가 전자제품 원가에서 2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산업정책의 초점을 시스템IC(비메모리) 개발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전자 최일현 전무는 "국내의 강점인 조선·자동차·가전 등 산업분야와 연계해 이에 필요한 반도체를 맞춤형식으로 공동 개발하는 '전통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쪽에서 반도체가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비메모리산업은 시작이라는 점에서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10년간 집중 투자하는 느긋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서두로직 유영욱 사장은 "정부 추진으로 전자기기 시스템 업체와 칩 설계업계가 공동으로 주문형 반도체를 개발하던 사업이 2년 만에 중단되는 등 정책의 지속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 허염 부사장도 "한국은 비메모리 설계와 제작에 필요한 독자적인 기반기술이 절대 부족하다"며 "정부는 벤처투자가 아니라 대학과 연구소가 10년씩 걸리는 기반기술을 연구할 수 있도록 투자재원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인 SoC로 개발한 고화질(HD)TV용 반도체칩은 정부의 10년간 투자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

한편 미세공정기술에 대한 경쟁력과 관련, 삼성전자 신윤승 전무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업계는 반도체의 회로선폭을 0.13미크론(1백30나노미터)으로 줄이는 초미세공정을 상용화했다. 그러나 5년 후엔 65나노미터로 줄면서 나노공정으로 바뀔 전망"이라며 "한국 메모리기술은 이런 기술진보 속도를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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