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나홀로 트위터’ 정진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6·2 지방선거 패배 뒤 한나라당에선 ‘트위터 자성론’이 돌고 있다. 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트위터 선거혁명을 주도한 젊은 유권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반성이다. 9일 초선의원 토론회에서도 “20~30대 유권자와 적극적으로 ‘트윗’한 의원이 몇 명이나 되느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진석(3선·비례·사진) 신임 국회 정보위원장은 예외다. 그는 스스로를 “외로운 트위터 전사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트위터 경력이 두 달에 불과하고, 당 사이버유세팀의 일원도 아니었다. 하지만 선거 보름여 동안 서울과 충남북 등 유세현장을 돌며 하루 100여 개의 글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이용자들에게 ‘미친X’ ‘쓰레기’ 등의 욕설 댓글도 들어야 했다. 선거 결과가 나온 3일 새벽엔 “서릿발 같은 민심의 엄중함을 확인했습니다. 뼈저리게 반성합니다”란 패배 반성문을 당에서 가장 먼저 올렸다.

8일 18대 국회 후반기 정보위원장에 선출된 뒤에도 “‘정보위 정보’는 하나도 기대하지 마시라”고 트위터에 소감을 먼저 올렸다. 정병국 전 사무총장이 “의원 전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더니 제대로 활용한 사람은 정진석 의원밖에 없더라”고 꼽았을 정도다.

정진석 의원이 트위터의 위력을 실감한 건 지난달 11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였다고 한다. 사마르칸트 국립외국어대 한국어과를 방문했다가 “학생들에 보여줄 한국어 도서가 절대 부족하다”는 얘길 듣고 현장에서 트위터에 소개했더니 삽시간에 700여 권이 의원실로 모였다.

정 의원은 “보수 지지층은 점잖아서인지 뉴미디어 공간에선 수적으로 절대 열세”라며 “하지만 포기해선 당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 자정캠페인도 벌이는 중이다. ‘툇(욕설)하지 말고 튓(트윗)하자’ 는 캠페인이다.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