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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 보셨나요 … 바퀴에 모터·브레이크·완충장치까지 달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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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더 이상 엔진룸은 필요 없다’.

세계 1위 타이어 업체인 프랑스 미쉐린은 기존 전기차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액티브 휠(Active Wheel)과 모터 장착 휠(Motorized Wheel)을 선보였다.

기존 전기차가 엔진 룸 안에 모터와 이를 제어하는 전자장치를 장착한 것에 비해 미쉐린의 신형 휠은 휠 안에 모터·서스펜션·브레이크를 달았다. 이럴 경우 자동차 보닛 아래 엔진룸을 트렁크 공간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해진다. 엔진룸 없이 사각형 형태로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다.


액티브 휠은 자동차 하부 섀시가 담당하는 핵심 기능인 구동과 브레이크, 서스펜션(완충기능)을 모두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 안에 집약시켰다. 이 휠을 쓸 경우 자동차는 섀시가 필요없게 된다. 따라서 차량의 전체 구조에 획기적인 변화가 가능해진다. 예컨대 엔진과 기어박스, 클러치, 트랜스미션 축, 변속·완충장치 등이 사라지는 것이다. 기존 차량보다 30∼50% 가벼워져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휠 안에 달린 모터는 30㎾의 출력을 낸다. 네 바퀴에 모두 액티브 휠을 쓸 경우 2.5L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출력을 낸다.

기존 유압식이나 스프링 방식을 사용한 서스펜션도 전기 모터를 이용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승차감도 향상된다. 코너를 돌 때 네 바퀴에 각각 다르게 하중이 실리는 것을 바퀴 안에 들어 있는 전자제어장치가 0.003초 만에 감지해 최적의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더구나 네 개의 타이어가 독립적으로 반응해 도로 상황에 따라 사륜구동, 이륜구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미쉐린은 이런 신제품을 이달 1일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세계 친환경차 대회’에 선보였다. 독일 오펠자동차는 액티브 휠을 사용한 차세대 전기차 ‘휼리즈 윌’을 미쉐린과 공동 개발했다. 이 차는 뒷좌석 시트 밑에 배터리를 장착했을 뿐 동력·제동·서스펜션 장치는 모두 액티브 휠로 대신했다.

미쉐린이 이처럼 자동차 동력장치 형태인 액티브 휠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1934년부터 40여 년간 자동차 회사인 시트로앵을 자회사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쉐린은 타이어에 집중하기 위해 1976년 시트로앵을 푸조에 매각했지만,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 돼 지금도 자동차의 서스펜션과 섀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미쉐린은 액티브 휠을 전기차 기술력이 부족한 신흥국 자동차 업체에 판매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디디에 미라통 미쉐린 회장은 “액티브 휠은 기존 친환경차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신흥국가의 자동차 업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터장착 휠은 액티브 휠에서 서스펜션 기능을 빼고 휠 안에 구동 기능을 담당하는 모터만 단 것이다. 푸조는 미쉐린과 손잡고 모터 장착 휠을 단 ‘BB1’이라는 컨셉트카를 개발했다. 푸조는 차세대 친환경차로 모터장착 휠을 단 승용차를 2020년 이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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