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리랑카 유혈 내전 18년만에 극적 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983년 이래 18년 동안 6만5천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스리랑카 내전이 극적으로 종식된다.

2년 넘게 내전을 중재해온 얀 페테르센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22일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와 반군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LTTE)'의 지도자 벨루필라이 프라브하카란이 이날 휴전협정에 서명, 23일 0시부터 휴전이 공식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휴전협정 이행 과정을 세계가 확인할 수 있도록 노르웨이가 주도하는 20명 규모의 국제감시단이 오는 25일부터 스리랑카에서 6개월간 감시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휴전협정은 전투중지만을 합의한 것이어서 구체적인 평화협상은 올 봄에 별도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평화협상은 6개월 내에 성사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휴전협정 발효에 따라 양측 병사들은 두달마다 6일씩 상대방 지역의 친지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양측의 휴전논의는 2001년 12월 5일 '내전 종식'을 공약으로 내건 위크레메싱게가 총리에 당선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으며 협상 개시 두달여 만에 합의에 이르게 됐다.

외신들은 "18년 내전이 두달여 만에 종식될 수 있었던 것은 9·11테러의 여파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타임지는 "오랜 내전으로 극심한 빈곤에 시달려온 양측 주민들이 휴전을 원하고 9·11테러 이후 미국이 미국 거주 타밀족의 LTTE 지원을 봉쇄하면서 LTTE측이 무력투쟁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강찬호 기자,외신종합

◇스리랑카 내전=1천9백만 스리랑카 인구의 74%를 차지하는 지배민족 싱할리족(불교)과 전인구의 17%인 소수민족 타밀족(힌두교)간의 분쟁이다.

83년 스리랑카로부터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급진조직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LTTE)'가 타밀족 내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내전이 본격화됐다. '엘람'은 타밀어로 스리랑카를 뜻하며 '호랑이'는 타밀족 옛 왕조의 상징이다. 자살특공대로 악명을 떨쳐 미국에서 불법 테러단체로 지정된 LTTE는 자프나 반도 등 스리랑카 북단지역을 장악해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