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실적 받쳐주면 오르게 마련" 중가 우량주에 몰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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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요즘처럼 지수가 급등할 때도 유망종목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고심끝에 선택한 종목이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바람에 낭패를 보는 투자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오른 종목들이라 하더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본지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는 종목분석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지면에 반영할 계획이다.

편집자

지난해 10월 시작된 상승국면에서 우량주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증시를 주도했기 때문. 따라서 국내외 주요 증권사가 매수를 추천한 종목의 수익률은 아주 좋은 편이었다. 지난해 10월 이전 조정국면에서는 개인과 데이트레이더들이 선호했던 종목이 올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었다.

개인과는 달리 증권사들은 철저하게 실적을 분석한 뒤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았던 것이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이 돋보였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증권사에 앞서 지난해 10월 초 삼성전자·휴맥스 등 우량종목에 대한 추천의견을 상향조정하고, 목표가격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올렸다. 예컨대 골드먼삭스가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가격을 54만원으로 발표했을 때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까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후 삼성전자 주가는 계속 올라 35만원선을 넘기도 했다. 요즘은 삼성전자의 연말 주가가 50만원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대부분 신뢰하는 분위기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경기회복 초기 국면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순환매에 편승해 언젠가 한번은 크게 오르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고가 우량주에 대한 추천을 자제하는 대신 중가 우량주를 많이 발굴하고 있는 점이다. 19일 국내외 8개 증권사가 분석한 종목 중 10만원권 이상 고가주는 포항제철과 강원랜드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5만원대 미만의 중가주다.

<표 참조>

이와 관련, 메리츠투자자문 박종규 사장은 "34만원대인 삼성전자가 배로 오르는 것보다는 1만5천원대인 제일모직이 배로 오르기 쉽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가주가 고가주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즘 국내외 증권사는 경기회복 초기 국면에서 상승탄력이 좋은 전기전자·철강·해운·운수창고·운수장비·석유화학 업종의 대표종목을 선호하고 있다. 이날 나온 추천종목도 경기회복 국면에서 각광받는 철강(포항제철)·운수장비(기아자동차)·전기전자(LG전자·휴맥스)·석유화학(SK케미칼)업종의 종목이 대부분이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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