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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패션시장은 테러에도 까딱 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브랜드를 다양화해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겁니다."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구찌그룹의 도미니코 데졸레(57·사진)회장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욕적인 투자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4월 중 매장 세곳을 새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졸레 회장은 1995년 취임한 뒤 빚더미에 앉았던 회사를 대대적 구조조정과 기업공개를 통해 일으켜 세웠다. 특히 그는 세계 각지의 구찌 매장을 찾아다니며 경쟁력 없는 곳은 가차없이 폐쇄하는 이른바 '터미네이터 투어'로 유명하다.

이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수에 나선 구찌그룹은 현재 이브생로랑·서지오 로시 등 10개 브랜드를 갖춰 루이뷔통의 LVMH에 이은 세계 2위의 패션그룹으로 성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의 경영실적을 평가한다면.

"1998년 직영에 나선 뒤 한국시장에서는 신장세가 지속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세계적 경기불황과 9·11 테러의 영향으로 미주지역 등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한국시장은 일본과 더불어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지난해 2월에서 10월까지 9개월간 한국에서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44%였다."

-시장 확대 전략은.

"브셰롱 등 3개 신규 브랜드 매장을 4월 중 개장하고 이브생로랑 매장도 연내에 열 계획이다. 구찌의 핸드백·신발 등 대표 상품도 리뉴얼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릴 생각이다."

-한국의 명품 열기가 뜨거운데.

"한국 소비자들은 품질과 제품의 아름다움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명품 브랜드가 되려면 창의적이고 뛰어난 인재와 품질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이같은 조건만 갖춘다면 한국에서도 세계적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다."

-가짜 상품도 적지 않은데 대처 방안은.

"'오직 하나의 구찌'를 위해 그간 막대한 예산을 지출해 왔다. 앞으로는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 공동대응할 계획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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