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유보 족쇄 풀린 장지·발산동 땅값만 뛴채 탐색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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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정말 개발되는 겁니까, 입주권은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나요." 개발유보지역으로 묶여 있던 서울 송파구 장지지구와 강서구 발산지구 택지개발계획이 발표되자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투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장지지구는 송파권으로 입지여건이 좋고, 발산지구도 지하철 9호선 공사 등 호재가 많지만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올 때까지는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기대감은 크지만 거래는 뜸해=원주민과 투자자 모두 아직은 탐색 단계다. 송파구 문정동 현대공인중개사무소 김순열 사장은 "문의는 많지만 매물이 적고, 향후 개발전망도 뚜렷하지 않아 거래는 부진하다"고 말했다.

땅값은 그간 개발소문이 나 크게 오른 상태. 장지지구는 논밭이 평당 1백50만~2백만원, 주택은 평당 3백만~4백50만원이다. 발산지구는 주택이 평당 3백50만~4백만원, 논밭은 평당 50만~1백3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택지개발은 주변 상권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지동 미래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취약했던 상권이 형성되면서 인근 상가·토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발산동 원당네거리 주변도 상가·사무실의 임대료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인근 주택시장의 경우 두 지구에 아파트가 쏟아지면 집값이 일시적으로 내릴 수 있지만, 택지지구의 편의시설을 이용한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 전략과 유의점은=이들 지구에 들어설 아파트 중 임대를 뺀 분양물량은 장지 2천8백가구, 발산 3천9백가구 등 6천7백여가구다.

서울시는 "분양아파트는 서울시 택지개발이나 도시계획사업지역의 철거민에게 특별공급하므로 주택청약통장가입자에게 돌아갈 몫은 극히 일부"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곳에 입주하려면 원주민이 갖고 있는 주택을 사는 게 유리하다. 개발예정지구 내 주택 소유자에게 입주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지·건물의 소유권이 모두 있거나, 적어도 건물 소유권이 있는 것을 사야 한다. 건물이 없는 토지는 보상만 받고 입주권은 받을 수 없다. 구입 시기는 택지예정지구로 지정되기 전이어야 한다.

다만 입주 우선권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이 적고, 값이 많이 올라 투자 수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또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주택이나 재건축 대상 시민아파트를 사는 방법이 있다. 도시계획사업 내 철거주택의 시세는 4천5백만~4천8백만원 선이다.

그러나 투자가치는 향후 이들 지구의 분양가 산정에 따라 달라지고, 특히 신청자가 많으면 이들 지구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들 지구에 들어설 공공임대아파트는 철거주택 세입자 몫을 뺀 일부가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분양시기가 2005년 이후로 잡혀 있어 무주택자는 지금 청약저축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

서미숙·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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