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美서도 자녀 위장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미국 내 한국인들이 자녀를 '위장전입'시켰다가 낭패를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명문학교가 많은 25·26학군에서 말썽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지역에서는 월평균 3~4명의 한국 학생이 위장전입으로 드러나 다른 학교로 강제 전출되고 있다.

한인타운이 소속된 'E교육구'의 학생출석 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매달 적발되는 35~40건의 위장전입 중 10% 정도가 한인 학생이다.

뉴욕 26학군의 김인자 교육위원은 "한인 등의 위장전입으로 실거주 주민들의 피해가 늘고, 불만도 많아졌다"며 "지난해 11월 이후 '위장전입 탓에 소속 학군에서 부당하게 등록을 거부당했다'며 호소해 온 경우가 5건"이라고 말했다.

뉴저지주 팰리세이드 파크에 사는 한인 金모(36)씨는 지난달 에지워터 타운에서 운전 도중 교통사고를 냈다가 위장전입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피해자에게 "아이를 태우러 학교에 갔다가 사고를 냈다"고 말하자 피해자가 金씨의 면허증에 기재된 주소가 팰리세이드 파크인 것을 보고 "다른 동네 사람이 왜 아이를 우리 동네 학교에 보냈느냐"며 학교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퀸스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안드레아(38)의 경우 올초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신청했다가 정원이 찼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한인들의 위장전입 때문에 피해를 본 것 같다"고 의심을 감추지 않았다.

학교측은 그에게 "우리가 파악한 학군 내 학생 수에 비해 훨씬 많은 입학생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주소를 변경하고 친척집에 자녀를 맡기는 등 편법을 통한 위장전입은 타운에서 거둬들인 세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미국에선 일종의 범죄행위로 취급받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