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황금팔' 박찬호 몸풀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뜨거운 태양 아래 부푼 가슴, 그리고 힘찬 발걸음.

미국의 대표적인 휴양지 플로리다의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코리안 특급'이 기지개를 켰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16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의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에서 의욕적인 첫 훈련을 시작으로 2002 시즌의 시동을 걸었다.

전날 현지에 도착한 박찬호는 이날 현지시간 오전 7시에 일찌감치 훈련장에 도착, 신체검사를 받은 뒤 오전 10시부터 동료들과 함께 약 네시간의 훈련을 소화했다. 투수·포수들로만 이뤄진 이날 훈련조는 캠프 첫날치고는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 눈길을 끌었다.

제리 내런 감독과 오스카 아코스타 투수코치, 오럴 허샤이저 단장보좌역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시작한 박찬호는 러닝에 이어 캐치볼·수비훈련·불펜피칭·마무리 체조로 이어지는 훈련을 의욕적으로 소화했고, 먼저 나서서 볼을 줍는 등 동료들을 이끌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이날 캠프에는 존 로커·이스마엘 발데스·이라부 히데키 등 개성이 강한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투수들이 모두 참가, 현지 언론과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박찬호와 호흡을 맞출 최고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는 포수진을 이끌었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발데스와 캐치볼을 하며 우정을 나눴고, 주축투수들로만 짜인 수비훈련 때는 가장 먼저 훈련을 해 에이스임을 공인받았다.

훈련을 마친 박찬호는 "몸 상태는 아주 좋으며 준비도 충분히 했다. 첫날이라 의욕이 앞섰지만 서둘다가 부상이라도 당할까 두려워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선수는 "첫 훈련이라 다소 흥분됐다. 늘 하는 훈련이지만 여기서는 시즌 중 더운 날씨 탓인지 체력훈련에 비중을 많이 두는 것 같다"며 "팀을 옮겨 달라지는 게 많지만 나는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투수다. 내가 하는 일은 같다. 그 일을 잘 하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팀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그 목표를 순간순간 잊어버리지 않겠다. 팀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펜피칭은 이틀에 한번씩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런 감독은 "그는 우리 팀의 제1선발이며 5일에 한번씩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지난해 35번의 선발과 26번의 퀄리티스타트는 그의 능력을 잘 말해준다. 그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난해처럼 던져준다면 우리 팀의 타선이 뒤를 받쳐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달 말까지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한 뒤 3월 2일부터는 실전을 통해 구위를 점검한다.

한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3)도 이날 애리조나주 투산의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첫 합동훈련을 했다.

포트샬럿(플로리다주)=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