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벌써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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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백화점 매장에는 봄이 완연하다. 1월 말부터 철수한 머플러 매장에는 봄을 상징하는 스카프 판매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봄이 유달리 일찍 찾아오는 여성복 매장은 1백%, 남성복 매장은 90% 이상이 봄상품으로 채워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봄상품을 보름 정도 일찍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의 신호는 백화점의 신상품에도 나타난다. 올 봄 여성의류의 경우 파스텔톤이나 꽃무늬 등 화사한 분위기를 내는 컬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매장개편 한창=백화점들은 지난 1월 겨울상품 재고를 털어버리기 위해 정기 바겐세일을 했으나 날씨가 계속 따뜻해 매출이 안올랐다. 그러자 세일 중반부터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겨울상품을 철수시키고 신상품을 들여놓았던 것.이 때문에 세일 후반기부터는 봄상품이 매장에 들어왔다.

지금은 본격적인 봄상품 판촉을 앞두고 매장 개편이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은 스키·머플러 등 겨울상품 매장을 1월 말 철수시키고 스카프 등 신상품 기획전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미 천호점에 선글라스 매장을 열었고, 15일부터는 본점·무역점 등 대부분의 점포에 봄·여름 선글라스 신상품을 진열한다.

이번 봄개편에서 백화점들은 또 고급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신세계 강남점은 지난달 보석 브랜드인 '쇼메'를 입점시켰으며 2월 중에도 명품브랜드 2~3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산층 이상 고객들을 겨냥해 골프의류 부문을 대폭 확대하고 1층에 명품시계를 한 곳에 모은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봄개편을 통해 20대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캐주얼 의류부문을 강화, '타스타스' 등 8개의 브랜드를 새로 들여놓을 예정이다.

각종 봄 상품 판매행사도 시작됐다. 신세계는 전국 6개점에서 24일까지 대표적인 봄 상품인 트렌치코트·나들이용 점퍼·남성용 셔츠 기획상품을 판매한다.

◇올 봄 유행=지난해 여성의류는 흑백이나 빨간색과 흰색 등 대비가 강렬한 디자인이 많았으나 올 봄에는 여성스럽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옷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여성캐주얼 담당 강상구씨는 "올 봄에는 한층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패션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꽃무늬나 레이스 등 장식성이 강조되고 밝고 화사한 파스텔톤 색감과 얇고 부드러운 소재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캐주얼 의류는 편안함을 강조한다. 매장도 예전의 깔끔한 인테리어와는 달리 장식과 색감을 강조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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