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건전지 삼킨 아기의 안타까운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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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

13개월된 아기가 감기와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여 바이러스성 감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 증상이 점점 심해져 폐렴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아기의 몸 속에 동전만한 배터리가 들어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곧장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하였지만 이미 장기 손상이 심하게 진행되어 아기는 이틀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상은 지난주 뉴욕타임즈에 실린 한 어린 아기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기사이다. 이는 아이들의 장난감과 리모콘 등에 흔하게 사용되는 납작한 형태의 리튬전지(lithium cell battery)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아기가 왜 아프게 됐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점점 악화되는 아기의 상태를 지켜보아야 했던 부모의 심정과 엑스레이를 찍기 전까지 배터리 때문에 아플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였을 의사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

미국에서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는 보고되는 수만 매년 3500건에 달한다고 한다. 몸에 들어온 건전지의 화학반응 때문에 식도 등 장기의 손상이 발생하는데, 다행히 건전지를 삼켜도 죽음에 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더욱 강력한 건전지들이 개발되면서 최근들어 그로 인한 손상 정도가 이전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한다.

건전지가 들어가는 유아용품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건전지 덮게 부분을 나사로 고정시키도록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하지만 성인이 사용하는 리모콘과 같은 가전제품에는 그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기가 이것을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건전지를 꺼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의 60%가 아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 건전지를 집어삼킨 경우가 아니고 아기들이 전자제품에서 직접 꺼내는 경우라고 한다.

이제는 어느 집에 가보아도 리모콘이 최소한 몇개씩은 눈에 쉽게 들어온다. 또한 요즘 아기들의 장난감들은 건전지가 들어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기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특히 아기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집안에 어떠한 위험요소들이 존재하는 지를 점검해보기를 권한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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