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 히트상품 1위 '한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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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의 최대 '히트 상품'으로 '한류'가 선정됐다.

1971년부터 매년 말 히트 상품을 선정하고 있는 '닛케이(日經)MJ'(옛 닛케이 유통신문)는 8일 "올 한 해는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감동이 많은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한류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마음도 몸도 파릇파릇하게 빛나고 싶다는 일본 국민의 마음이 '겨울연가'에 매달리게 했다는 것이다.

공동 1위로 DVD리코더와 대형화면의 액정 및 PDP TV 판매를 촉발한 '아테네 올림픽 특수'를 선정했다.

올해는 아담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갖고 다니기 편한 것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애플사의 휴대용 음악플레이어인 'iPod 미니'는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마쓰시타의 '비스듬한 드럼식 세탁건조기'는 '대박'을 터트렸다. 세탁기 뚜껑을 30도 기울여 허리에 부담을 덜 주고 누구나 쉽게 세탁물을 꺼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삿포로가 내놓은 맥주맛 나는 알코올 음료 '드래프트 원'은 '제3의 맥주'라 불리며 올 한 해 동안 1700만 상자나 팔렸다.

신문은 일본의 올해 히트 상품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불변(unchanging)'이라고 규정했다.

경제력 있는 중년들이 자신의 나이보다 젊고 아름답게 보이는 상품과 서비스에 마구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투자에 눈을 떴다는 얘기다.

예컨대 피부노화 방지 및 내장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고엔자임 Q10'이라는 건강식품은 약국과 할인점의 진열대를 장악했다. 또 섭씨 300도의 고온 수증기로 기름기와 염분을 제거하는 샤프의 '건강조리 오븐'인 '헬시오'는 올 들어 11월까지 3만대가 팔렸다.

또 생활용품 생산 업체인 가오사는 "이제 노란 머리가 아닌 흑발"이라며 동양적 아름다움을 부각한 샴푸 '아지엔스'가 100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려 외국업체에 뺏겼던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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