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와, TV서 보던 블랑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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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 공연장에서 열린 꾸러기 음악회에서 아이들이 가수 한경일(왼쪽)씨, 개그맨 ‘블랑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아이들이 활짝 웃었다. 추운 겨울,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었던 아이들. 그러나 살갑게 대하는 형.누나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재미있는 과학실험을 하면서 동심을 되찾았다.

"폴짝 폴짝 콩콩콩~ 신나는 아기 염소들~."

아이들의 낭랑한 노래 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주연이(7.여)는 경쾌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아기 염소'를 부르며 신나게 어깨춤을 췄다. 이어 KBS 폭소클럽에서 외국인 노동자 '블랑카'로 출연하는 개그맨 정철규씨와 '내 삶의 반'을 부른 가수 한경일씨가 등장하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와, 텔레비전에서 본 형들이다."

할머니와 사는 개구쟁이 민우(8)는 "진짜 블랑카 맞네"라며 정철규씨의 어깨에 매달렸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 공연장에서 열린 '꾸러기 음악회'는 200여명의 공부방 아이를 위한 축제였다. '꾸러기 예술단'의 왈츠.윌리엄 텔 서곡 등 클래식 연주를 한 시간 동안 감상한 아이들은 악기를 직접 만져보며 신기한 음악세계에 빠졌다.

특히 공연 후 연예인들과의 만남 시간에는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활짝 열었다. 블랑카가 "어릴 적 꿈이었던 개그맨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꿈을 갖고 생활하길 바란다"고 당부하자 아이들은 "네"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한경일씨는 "착한 일을 하면 산타할아버지가 꼭 찾아올 것"이라며 노래를 선물했다.

'We Start' 운동본부가 한국메세나협의회.문화관광부.복권위원회와 함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문화.예술 공연 관람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 중인 'We Start in Art' 프로그램은 23일까지 계속된다. 지난달 22일 첫 공연 이후 지금까지 8000여명이 프로그램을 즐겼다. 02-786-9656~9.

양영유 기자 <yangyy@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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