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8龍' 부시 인기 꺾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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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3일 미국의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에는 민주당의 쟁쟁한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200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앨 고어 전 부통령, 그의 러닝 메이트였던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 존 케리 상원의원, 초선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그들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원을 상대로 개인 연설을 하거나 지지자들을 만난 이들의 모습은 "마치 2004년 뉴햄프셔주에서 있을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의 전초전을 연상케 했다"고 USA투데이와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특히 5명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로덤 클린턴 상원의원과 2000년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였던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를 더해 "이들 8명이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감"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대슐 의원은 대선 후보가 되는 데 필수적인 정치자금의 모금 실적에서 지난해까지 1백50만달러를 기록한 점, 힐러리 의원은 높은 인기도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 신문이 최근 민주당원 등 4백6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고어 전 부통령이 29%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14%인 힐러리 상원의원이었으며, 브래들리·리버먼·대슐·게파트·케리 의원이 뒤를 따랐다.
이들 중 누구도 아직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힐러리 의원은 "2004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문제는 민주당 후보가 상대하게 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최근 지지도가 84%대에 이를 정도로 막강하다는 점.
그러나 상황이 이들 '8룡(八龍)'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USA투데이 등은 지적했다. 중간선거에서 미국 국민이 한물간 대(對)테러 전쟁보다 국내경제 문제를 더 중시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고어 전 부통령이 지난 2일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미국의 경제정책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부시 대통령을 공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에드워즈 상원의원도 "민주당은 국민들이 매일 처하는 일상적인 문제를 잘 다뤄 중간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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