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前총장 소환 검토 이형택·김형윤씨에 수사중단 압력 받았는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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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은 李씨가 지난해 9월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대검 중수부에 구속된 뒤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에게 수사 중단을 요구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관계기사 3면>
특검팀은 2일 밤 李씨측 변호업무를 맡았던 임운희(林雲熙·47)변호사를 전격 소환했다.
林변호사는 이용호씨가 愼전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에게 5천만원을 입금한 통장을 李씨 부인 崔모씨에게서 건네받은 것으로 특검팀은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林변호사를 상대로 통장 사본을 갖고 지난해 9월 李씨가 구속된 뒤 당시 검찰 수사팀에 압박을 가했는지 조사했다.

특검 관계자는 "지난해 李씨 부인이 특별감찰본부에서 '남편이 구속된 뒤 林변호사에게 통장을 건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조사가 미흡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검은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60·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씨가 지난해 9월 국정원 간부를 통해 愼전총장에게 이용호씨 사건의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제기된 의혹은 지난해 9월 이용호씨가 대검 중수부에 의해 구속된 직후 이형택씨가 愼전총장의 중학교(목포중) 후배인 김형윤(金亨允·구속)전 국정원 경제단장을 愼전총장에게 보내 이용호씨 사건의 수사 확대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金전단장은 당시 愼총장에게 동생 승환씨에게 5천만원이 송금된 예금통장의 사본을 제시하며 "동생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愼전총장을 소환할 가능성도 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진상 규명을 위해 愼전총장을 소환 조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愼전총장은 "金전단장이 동생 일로 나를 찾아온 적이 없으며, 통장 사본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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