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14개월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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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생산.출하.투자 등 실물경기 지표가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설비투자 증가율은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6~9개월 후의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지표인 선행종합지수 전년 동월비는 8개월 만에 0.3%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현 경기상황을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01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5.5% 증가해 2000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은 3.3% 늘었다.11월의 5%에 비해 다소 주춤했는데, 통계청은 현대자동차의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컴퓨터가 잘 안팔리면서 업체들이 생산을 조절한 것도 원인이 됐다.

반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생산은 9.8% 증가하며 회복세를 타고 있다.

공장에서 시중으로 나오는 물건 양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출하는 내수용이 휴대폰 증가에 힘입어 5.3% 증가한 반면 수출용은 수출 부진으로 소폭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현대차 파업의 영향으로 조금 낮아진 72.3%를 기록했다.

소비상태를 보여주는 도.소매 판매는 3개월째 증가폭이 커졌다.백화점.할인점 판매가 특히 많이 늘었다.

최근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건설수주액이 64% 늘어나는 등 겨울철인 데도 건설업이 호조를 보였다.

조선.반도체.철강업체의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용 전기 사용도 6.3% 증가했다.

통계청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현대차 파업의 영향으로 생산 및 선행종합지수가 다소 둔화 또는 감소했으나 산업활동 전반은 11월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金국장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상황으로 적어도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생산이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하기는 당분간 어렵겠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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