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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외고, 입시 교육에 치우친다면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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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 송파구에 있는 중학교의 3학년생인 김모(15)양은 2년 전부터 대원외국어고 진학을 준비해 왔다. 중학교 내신과 고교과정 선행학습에 대비하기 위해 동네 영어·수학학원에 다닌다. 김양의 어머니 이모(41)씨는 3일 “새 교육감이 입시를 또 바꿀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초등생 딸을 둔 구모(39·서울 잠원동)씨는 “교원평가는 교사들을 경쟁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새 교육감이 재검토한다는 말을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교 1년생 자녀를 둔 조금희(43·서울 대치동)씨는 “고교선택제를 했지만 강제 배정할 때와 별 차이가 없더라”며 “새 교육감이 제도를 보완해 잘 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과 입장을 달리하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서울·경기 등 전국 6곳에서 당선되면서 학교 교실의 모습이 달라질 전망이다. 교육감은 ‘교육 소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초·중·고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 설립 권한, 교원 인사권과 예산 집행권 등을 가진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해당 지역의 교육 색깔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서울·경기 진보 교육감 벨트’가 구축된 수도권에서부터 변화가 일 전망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 당선자는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전국 교육감들과 대화를 통해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와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는 자율형 사립고(자율고)·특목고 등을 추가로 설립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국어고가 설립 취지에 어긋나게 입시교육에 치우친다면 법률적으로 검토해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비상이 걸렸다. 한 관계자는 “2012년까지 자사고를 100곳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서울교육감이 도와주지 않으면 추가 지정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고교선택제’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만족도 조사를 해 내년부터 수정·보완한다는 것이다.

교원평가제도 서울에선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곽 당선자는 “학생은 교과·담임교사에 대해, 학부모는 담임교사에 대해 바라는 점을 서술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가 연 4회 공개수업에 참여해 평가에 참여하는 일은 없어질 수 있다. 수도권 진보 벨트의 원조 격인 김 경기교육감 당선자는 “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광명·안산을 2012학년도부터 평준화로 바꾸고, 김포·수지·시흥 등도 전환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지부장을 세 차례 지낸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자는 “전체가 비평준화인 강원도를 즉각 평준화 지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진·박유미 기자



서울 초·중·고교 교육 어떻게 달라질까

■ 학생

-0교시(수업 전 보충수업), 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 폐지

-두발·복장 자율화 등 인권조례 신설

-학력진단 평가는 학교 자율로 실시

-내년 고교 선택제 변화

-자율형 사립고 더 안 생기고 입시 교육하는 외고 폐지

■ 학부모

-교원 평가에서 학교 만족도 조사 대신 담임에 건의사항 전달

■ 교사

-교장 자격증 없어도 교장 공모제 참여 가능

-교원노조 명단 공개 금지

-민노당 가입 관련 전교조 교사 중징계 조치 재고

*곽노현 당선자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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