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외환은행 어디로 … 금융권 재편 논의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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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때문에 잠시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굵직한 금융계 이슈들이 다시 부각된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관한 얼개가 발표된다. 금융권 재편 논의가 다시 본격화한다는 얘기다.

정부의 발표 내용에 따라 금융권에 지각변동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우리금융 지분 57%를 갖고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총자산만 318조원에 달한다. 점포 수는 1374개나 되는 매머드급 매물이다. 관심의 초점은 민영화 방식이다.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병 ▶지분 분할 매각 ▶제3의 방식 같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했던 방식은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병이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은행 대형화를 규제하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게 걸림돌이다. 그 때문에 4~5곳의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지분을 5~10%씩 팔아 과점 주주그룹을 만드는 방안과 5% 미만 단위로 지분을 쪼개 파는 분산매각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도 관심사다. 현재 호주뉴질랜드(ANZ)은행 등이 인수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국내 금융회사는 잠잠하다. 만약 국내 금융회사가 이달 말까지 입질을 하지 않으면 대주주인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외국 금융회사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후에는 대형 금융회사 회장과 대표의 인사가 예정돼 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는 4일 4명 안팎으로 압축된다. 4일 회의에서 면접 대상자가 선정되면 이후 평판 조회, 면접을 거쳐 7월 초에는 차기 회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주총은 7월 13일 열린다.

자산 182조원의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김태영 대표의 임기도 이달 말 끝난다. 농협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꾸려 신임 대표 선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협이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대표를 선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채권은행들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이달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는지를 종합 평가해 A(정상), B(일시적 유동성 부족), C(워크아웃), D(법정관리)로 구분한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최근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A~D등급을 매겨 구조조정 대상을 정하기로 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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