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호텔 손님맞이 재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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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오는 4월 29일부터 두달간 평양에서 열리는 아리랑 축전을 앞두고 호텔정비 등 각종 준비로 부산하다.

북한은 이 축전이 2월의 '김정일 생일'행사,'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등 굵직한 행사에 이어지는 것이어서 '관광특수'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언론들은 지난 17일 "아리랑을 관람하러 오는 손님들을 위해 평양 고려호텔.양각도국제호텔 등이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관광총국이나 조선국제여행사 등이 나서 외국 여행대행사를 모집하는가 하면, 다양한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북한은 아리랑 관람객들이 원한다면 다른 곳을 관광하거나 유명한 예술공연도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호텔시설이 낙후된 데다 수용능력이 부족한 것이 고민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북한이 홍보하는 외국인 투숙 호텔은 24개소,객실 수는 5천여실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호텔 10개(3천6백여 객실)가 평양에 집중돼 있다.

평양은 호텔을 4등급(특급,1ㆍ2ㆍ3급)으로 나누는데, 고려호텔(5백실).양각도국제호텔(1천1실)이 특급호텔로 꼽힌다.

평양 중구역의 고려호텔(85년 건립)은 외부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호텔로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45층 쌍둥이 빌딩인 고려호텔의 44층과 45층에는 회전식 레스토랑이 있어 평양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만경대구역의 양각도국제호텔(95년 건립)은 대동강 풍치를 즐기기에 좋다.

특급호텔의 숙박료는 시설에 비해 다소 비싼 편으로 1백20~1백50달러 정도며,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도 있다.

한편 89년 공사가 중단된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언덕에 위치한 1백5층 유경호텔(객실 3천7백개)은 99년부터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87년 8월 28일 착공된 이 호텔은 외부 골조공사가 완료된 89년 5월 이후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공사 재개는 켐펜스키 호텔 그룹이 북한의 묘향경제연합회와 유경호텔의 인수.완공.운영계약을 함에 따라 시작됐는데, 아리랑 축전 때까지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홍익표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난으로 인해 95년 이후 새 호텔을 짓지 못했다"며 "아리랑 행사를 계기로 서울.평양.중국을 잇는 국제 관광로가 열리면 북한 숙박시설의 신축과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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