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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 남단 가고시마현 여행 명소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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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일본을 이루는 네개 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규슈(九州). 그 섬의 최남단에 가고시마(鹿兒島)현이 있다. 한 겨울 평균기온이 섭씨 8~9도로 한국의 늦가을 날씨를 유지하는 아열대 지방이다.

가고시마는 청정해역인 긴코만(錦江灣)을 가운데 두고 각각 사쓰마(薩摩)와 오스미 두개의 반도가 남쪽으로 뻗어내려간다. 'U'자를 뒤집은 모양을 하고 있다.

후지산이 일본을 대표한다면 가고시마를 상징하는 것은 긴코만 한가운데 솟아 있는 사쿠라지마(樓島.1천1백17m)다.

사쿠라지마는 활화산이다. 지금도 매일 분화구에서 연기가 뿜어나와 가고시마의 푸른 하늘 위에 흰 구름이 만들어진다. 이름 그대로 섬이었으나 1914년 대폭발 때 분출된 용암이 굳으면서 섬 동쪽의 오스미 반도와 연결돼 '육지'가 됐다. 하지만 긴코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사쿠라지마는 바다 위에 떠 있는 화산이다.

물과 불이 공존하는 자연 속에서 가고시마 주민들은 온난한 기후와 풍요로운 자연의 축복을 받으며 살고 있다. 청정해역인 긴코만에서 방어 양식(養殖)을 하는 가이가타(海潟)항 사람들이 그렇다.

사쿠라지마 남쪽, 오스미 반도 다루미즈(垂水)시의 작은 어촌인 가이가타항.지난해 5월 일본에서 개봉돼 2백50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호타루'(ホタル.반딧불이)의 촬영지여서 최근 일본인들의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영됐던 일본 영화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降旗康男.67)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역시 '철도원'의 주인공이며 일본의 인기 배우인 다카쿠라 겐(高倉健.71)이 주연을 맡았다.

사쿠라지마를 바라보며 긴코만에서 방어 양식을 하며 살아가는 야마오카(다카쿠라 겐 扮)부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오는 18일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 우리의 아픈 과거도 담고 있다.

야마오카는 제2차 세계대전 말 비행기에 폭탄을 매달고 미국 군함으로 날아가던 자살 특공대(속칭 가미카제)출신이다. 특공대에는 한국인 김선재(극중 이름)도 끼여 있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일본 남단인 가고시마는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 오키나와를 점령한 미국 군함을 부수기 위해 일본측 특공 전투기들이 이륙했던 곳. 1천30명의 특공 조종사들이 그렇게 숨졌고 그 중 11명은 한국인이었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는 가고시마 시에서 서북쪽으로 25㎞ 떨어진 사쓰마야키(薩摩燒)도자기 고장에서 풀 수 있을 지 모른다.

그 마을에는 15대째 도자기를 구워온 한국계 '심수관 가'(沈壽官 家)가 있다. 심수관 가의 제1대는 정유재란(1597~1598)당시 전북 남원에서 왜군에 잡혀 가고시마 현으로 끌려온 도공 등 40명 중 한명이었다.

심씨 가문은 이곳에서 일본의 흙과 불로 조선의 도자기를 구워냈다.

12대인 심수관 때부터 일본 도자기의 명가로 자리를 잡고 13대 이후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계승하고 있다.

제주 성산포에 노란 꽃망울을 활짝 피운 유채꽃이 사쓰마 반도 남단의 이케다(池田)호수 주변에도 만발했다.

규슈 최대의 호수인 이곳은 화산이 함몰하면서 만들어졌다. 길이가 1.5m에 이르는 뱀장어들이 호수에서 살고 있다.

가고시마=성시윤 기자

*** 여행쪽지

사쓰마 반도 남쪽 바닷가의 이부스키(指宿)온천은 모래 찜질로 유명하다. 시커먼 모래 속에 누워 10여분간 찜질을 하고 나면 여행의 피로가 가신다.

이 지역 호텔 중에서는 일본 전통식으로 꾸려진 하쿠수이칸(白水館)이 유명하다.

대한항공(02-7517-114)이 주 3회(월.수.토요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월.토요일은 오전 10시30분에,수요일은 오후 5시50분에 출발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일반석 기준으로 왕복 항공요금은 41만3천2백원.

세양여행사(02-717-9009).롯데관광(02-399-2300) 등이 가고시마현 2박, 인근 미야자키(宮崎)현 1박 등을 포함한 3박4일 여행상품을 90만~1백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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