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씨 해외도피 제3자가 사주한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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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진승현(陳承鉉.29)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재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朴榮琯)는 9일 MCI코리아 전회장 김재환(金在桓.59)씨의 해외 도피에 제3의 인물이 개입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재수사 착수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 14일 미국으로 도피한 金씨의 출국과정에 배후인물이 있다는 정황 증거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金씨는 당일 오전 미국행 항공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에 나갔다가 탑승하지 않고 서울 평창동 자택으로 되돌아 왔다. 그러나 金씨는 마음을 바꿔 다시 공항으로 가 오후 3시20분 LA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金씨가 당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검찰의 공식 수사착수 발표가 있기 전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머뭇거린 인상을 풍긴 점 등을 들어 누군가가 강력하게 미국행을 사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金씨가 출국 직전 김은성(金銀星.구속)전 국정원 차장과 국정원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던 점에 주목, 金전차장을 상대로 金씨의 출국과정에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金씨는 2000년 7월 金전차장(당시 현직 2차장)의 추천으로 陳씨 회사에 영입돼 그해 12월 陳씨가 구속되기 직전까지 검찰.국정원 및 정.관계 인사 등을 상대로 陳씨의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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