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비닐봉투 50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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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이후 급격히 줄어들던 1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이 99년을 고비로 다시 늘어 관련 부처가 비닐봉투 값을 대폭 올리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 환경부와 한국자원재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ℓ들이 쓰레기(재활용)봉투에 들어있는 1회용 비닐봉투 수를 표본조사한 결과 평균 6개로 나타났다.

95년 이전 평균 8개를 넘던 쓰레기봉투 안의 1회용 비닐봉투 수는 99년 초 4개까지 줄어들었다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한해 1백60억개의 1회용 비닐봉투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자원재생공사 심재곤 사장은 "최고 20개까지 들어있는 쓰레기봉투도 발견됐다"며 "수백년 동안 썩지 않는 비닐봉투가 연 60억개씩 매립지에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명자(金明子)환경부 장관은 이날 "현재 유통업체 등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1회용 비닐봉투 판매가격을 현행 20원에서 5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金장관은 또 "오는 7월부터 전국 10만7천개의 쓰레기봉투 판매소(대형슈퍼.약국 등)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를 팔거나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오는 24일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1회용 비닐봉투를 줄이기 위한 설명회와 성공사례 발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는 월 33t의 1회용 봉투를 분리수거해 중국에 수출했다. 또 부산지역의 대형 매장들은 물건을 산 고객들에게 쓰레기 봉투를 시가보다 30원 싼 가격에 제공해 1회용 비닐봉투의 사용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1회용 봉투를 분리수거해 재활용하면, 처리비용 절감은 물론 토양.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며 "1회용 봉투값을 올리는 등의 대책에 앞서 분리수거.재활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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