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모를 거야
밤마다 내가
잠든 나를 살그머니 눕혀놓고
네게로 간다는 걸
이건 더욱 모를 거야
밤마다 네가
잠든 너를 벗어나
나를 맞으러 나온다는 걸
(중략)
그리고 넌 이것도 모를 거야
밤이 가고 아침이 오면
우리는 헤어져
다시 잠든 몸속으로 들어가
소리도 없이
드러눕는다는 걸
드러누워 불을 끄고
땅속 깊이 우리의 꽃대궁을
묻어둔다는 걸
그리고 잠 속 깊이 우리의 영혼을
감춘다는 걸
넌 더욱 모를 거야
-김혜순 (1955~ ) '날마다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중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면 그 님은 나를 찾아 길떠나셨네"-이런 노래는 중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다만, 히야, 요건 몰랐네. 앞으로는 잠잘 때, 밤이 가고 아침이 올 때, 주의하도록 해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주의하면 되는 거지? 이런 시를 읽으면 어이없이 외로워지는 기분인데, 나만 그런가?
김화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