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북한 선수 영입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물건너간 것으로 보였던 2002월드컵 남북한 단일팀 논의가 다시 구체화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28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북한팀의 훈련장에 기술위원을 파견,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 뒤 우수 선수가 발견되면 대표팀에 합류시키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 김광명 기술위원은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는 전제 아래 우수 선수를 영입할 계획이며 최종 결정은 히딩크 감독이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월드컵 본선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 시스템은커녕 한국 물정에도 익숙지 않은 북한 선수를 데려올 경우 오히려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북한 선수는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먼저 국제축구연맹(FIFA)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아직 FIFA 내부에서는 논의한 적도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의 입장이다.북한은 월드컵 분산 개최 및 단일팀 구성 제의에 대해 수년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축구협회 내부에서조차 북한 선수 영입은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북한 선수 영입을 추진하는 것은 정몽준 회장의 정치적인 의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진배 기자